얼마 전에 배우고 싶은 게 하나 생겼습니다.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슬쩍 얘기를 꺼냈더니, 돌아온 첫마디가 '그 나이에 무슨'이었습니다. 웃자고 한 말인 걸 알아서 저도 같이 웃었는데요 — 혹시, 익숙한 장면 아니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사람다운 삶의 조건을 이렇게 말합니다 — 무언가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실제로 해볼 자유가 열려 있느냐라고요. 그렇게 다시 보면 '그 나이에 무슨'은 능력에 대한 말이 아닙니다.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확인해 보지 않았으니까요. 그건 시작해 보기도 전에 문을 닫는 말, 그러니까 능력이 아니라 기회에 대한 말입니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못된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다 같이 보고 자란 인생의 시간표에, '지금 새로 시작하는 사람'의 칸이 처음부터 없었을 뿐이죠.
저도 어제까진 그런 말을 농담으로 듣고 같이 웃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시 보기 시작하니까, 웃으면서 접어둔 게 능력이 아니라 기회였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그 나이에 무슨' 하고 무심코 접어둔 마음이 하나 있다면,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 거기서 닫힌 게 무엇이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