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과 발표 자리에서, 제가 낸 아이디어가 슬라이드에 그대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제 이름은 나오지 않았어요. 혹시, 비슷한 장면이 익숙하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독일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내가 이룬 것이 '내가 이룬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사람이 사람으로 서는 데 꼭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걸 인정이라고 불렀어요. 그 발표 자리에서 아이디어는 살아남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만든 사람은 슬라이드 어디에도 없었어요. 나쁜 사람 한 명이 지운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 이름이 들어갈 자리가 구조 안에 없었던 거예요. 아이디어가 '우리 것'이 되는 순간, 그것을 만든 '나'는 조용히 지워집니다. 우리는 그 자리를 너무 오래 당연하게 여겨온 게 아닐까요.
저도 그 자리에서 '원래 이런 거지' 하고 그냥 넘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다르게 보기 시작하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 투명함이 조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무심코 지나친 순간 하나에서 — '누구의 이름이 빠져 있었나' 한 번만 돌아봐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