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깨달음 · 오늘의 깨달음
역량

'누구나 환영합니다' — 그런데 그 '누구나' 안에, 정말 모두가 들어 있었을까요?

동네에 새로 생긴 가게, 입구에 '누구나 환영합니다'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문 앞엔 계단 세 칸이 있고, 누군가는 그 앞에서 더 들어가지 못한 채 돌아섭니다. 혹시, 이런 가게 그냥 지나치신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누구나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은 분명 친절합니다. 누구도 막지 않겠다는 선언이니까요. 그런데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이렇게 묻습니다 — 권리가 종이에 적혀 있는 것과, 그 권리를 실제로 펼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요. 존엄은 '들어와도 된다'는 허락이 아니라 '실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자유에 있다는 시선입니다. 그 가게 주인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그 공간을 설계할 때, 계단을 오를 수 없는 몸이 애초에 고려 대상에 없었던 거죠. 시스템에 그 사람이 들어설 자리가 처음부터 비어 있었던 겁니다. '누구나 환영'이라는 말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환영이 아니라 환영의 모양을 한 닫힘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어제까진 그 '누구나 환영'이라는 문구를 그냥 따뜻한 인사말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르게 보기 시작하니까, 그 문 앞 계단 세 칸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무심코 지나친 '열려 있다'는 말 하나를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 그 문이 정말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는지.

오늘의 시선 —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역량 접근법(Capability Approach) · 존엄은 '권리가 있다'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권리를 실제로 펼칠 수 있는 자유가 있을 때 비로소 선다는 시선입니다.

이 시선을 더 들여다보고 싶다면

역량의 창조 (Creating Capabilities: The Human Development Approach) ·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 2011

사람의 삶이 좋은지는 가진 소득이나 자원의 양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가 — 그 '역량'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오늘 그 가게처럼 '열려 있다'는 선언과 '실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역량 사이의 틈을 더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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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오늘 무심코 지나친 '누구나 환영'이라는 말 하나, 그 문은 정말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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