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깨달음 · 오늘의 깨달음
목적성

'반 평균 깎아먹는 애' — 그런데 한 사람을, 숫자 한 칸으로 줄일 수 있을까요?

학창 시절, '너는 반 평균 깎아먹는 애'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 혹시 있으신가요? 아니면 누군가 그런 말을 듣는 걸 옆에서 본 적이라도요. 시험지를 돌려받던 그 교실, 익숙한 장면 아니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저 말 속에서 한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 거기 서 있지 못합니다. '반 평균'이라는 숫자에 더해지고 빠지는 한 칸으로만 남아 있죠. 칸트는 사람을 한낱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 누구든 어떤 숫자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 그러니까 한 사람으로 대해져야 한다고요. 선생님이 못된 사람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교실을 움직이는 건 평균과 등수인데, 그 표 어디에도 '이 아이가 어떤 사람인가'를 적을 칸은 없습니다. 칸이 없으니, 사람은 숫자로 환산되어 남죠. 성적을 적는 게 잘못이 아니라, 성적밖에 적을 칸이 없는 그 표가 사람을 지우는 겁니다.

저도 한동안은 누군가를 '일 잘하는 사람' '느린 사람'처럼 쓸모로만 떠올리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시 보기 시작하니까, 그 사람이 숫자 뒤로 사라지던 순간들이 그제야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무심코 누군가를 '무엇에 쓸모 있는 사람'으로 떠올린 장면이 있었다면, 거기서 그 사람 자체는 어디에 있었는지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

오늘의 시선 —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목적의 정식(인간성의 정식) · 사람을 어떤 목적을 위한 도구로'만' 다루지 말고, 누구든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인 존재로 대하라는 칸트의 도덕 원칙입니다.

이 시선을 더 들여다보고 싶다면

공정하다는 착각 (The Tyranny of Merit) · 마이클 샌델 · 2020

성공을 '능력으로 얻은 당연한 몫'으로 여기는 능력주의가, 사람의 가치를 성취와 등수로 환산해 버린다고 짚는 책입니다.

성적 한 줄로 한 사람을 가늠하던 그 교실을, '사람의 가치를 성취로 환산하는 사회'라는 더 넓은 시선에서 비판적으로 다시 보게 해 줍니다.

PPAI Lab · 게임 소개
BuddyDrop

친구랑 통화하면서 같이 블록을 떨어뜨리는 듀얼 블록 게임. 둘이 한 화면, 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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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오늘 누군가를 떠올렸을 때, 그 사람은 '무엇에 쓸모 있는 사람'이었나요, 아니면 그냥 한 사람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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