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한 달째입니다. 점심시간이면 옆자리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고, 사무실엔 한 사람만 남습니다. 회의 소집 알림도 어쩐지 그 한 사람만 비껴갑니다.
그 사람을 이 사무실에 들이는 데 필요한 절차는 첫날에 이미 다 끝나 있었습니다. 책상, 계정, 급여 계좌, 명단 — 담당자가 정해져 있는 일들이었으니까요. 누가 나가라고 시킨 것도, 부르지 말라고 정해 둔 것도 아닙니다. 악셀 호네트는 사람이 한 사람으로 서는 건 곁에 있는 이들이 그를 '한몫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일 때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 받아들이는 일에는 담당자가 없습니다. 입사 절차서는 자리 배치와 계정 발급에서 멈추고, 점심때 한 사람을 더 부르는 일이나 회의 소집 명단에 이름 하나를 더 넣는 일은 어느 부서의 업무 분장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무실에 비어 있는 건 그 사람의 자리가 아니라, 그를 자리에 들이는 일을 맡은 사람입니다.
밀어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들이는 일이 누구의 업무로도 적히지 않았을 뿐입니다. 절차가 전부 끝난 사무실에도, 서류로는 처리되지 않는 일 하나가 매일 그대로 남습니다. 그 자리에 필요한 것이 서류 한 장이 아니었다면, 오늘 거기 남아 있던 건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