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견과 함께 매장에 들어서는데, 입구에서 '개는 안 됩니다'부터 나왔다고 합니다. 실랑이 없이, 걸음은 그대로 돌아섰고요. 어느 동네에서든 한 번쯤 있었을 법한 장면입니다.
그 개는 한 사람의 눈과 발이 되기까지 몇 년을 배우고, 여러 번의 시험을 통과해 그 입구까지 왔을 겁니다. 그러니 그날 입구에 서 있던 건 '손님과 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걸어 다니는 방식 하나였습니다.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이 지점을 '역량'이라는 말로 다시 봅니다 — 무언가를 할 능력이 있어도, 세상이 그것을 펼칠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 그 능력은 아직 그 사람의 자유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날 그분에게 모자란 건 없었습니다. 걸을 수 있었고, 고를 수 있었고,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비어 있던 건 입구 쪽이었습니다 — 그 가게가 알고 있는 '손님의 걸음'이 한 가지뿐이어서, 다른 걸음으로 오는 사람이 놓일 자리가 규칙 안에 없었던 겁니다. '개는 안 됩니다'가 막아선 건 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자기 힘으로 하루를 다니는 방식이었습니다.
돌아선 걸음 뒤에서 매장은 평소처럼 돌아갔을 겁니다. 그날 일어나지 않은 일들 — 주문되지 않은 한 끼, 오가지 않은 인사 — 은 어느 장부에도 남지 않았을 테고요. 다만 우리 대부분은 문 밖이 아니라 문 안쪽에 서 있어서, 안쪽에서 무심코 붙인 '안 됩니다' 한 줄이 바깥의 어떤 걸음을 돌려세우고 있는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