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 먼저 인사를 건넸는데, 상대의 눈이 저를 스쳐 제 뒤에 선 사람에게 가서 멈춥니다. 답례도 그쪽으로 갑니다. 저만 겪은 장면일까요.
인사가 오간 그 반 박자를 천천히 늘려 보면, 두 개의 인사가 서로 다른 곳을 향해 있습니다. 하나는 앞으로, 하나는 그 앞을 지나 뒤로.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사람이 사람으로 서는 일을 '인정(Anerkennung)'이라 불렀습니다 — 내가 건넨 것이 '나에게서 왔다'고 되돌아올 때 비로소 한 사람으로 선다는 뜻입니다. 그 렌즈로 보면, 이 장면에서 빠진 건 예의가 아닙니다. 답례라는 동작은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다만 그 답례가 도착할 '수신처'가, 먼저 인사를 건넨 사람에게는 비어 있었습니다. 오간 것은 인사인데, 그 인사가 '누구에게서 왔는지'를 받아 줄 칸이 그 자리엔 없던 셈입니다.
하루에도 인사는 수십 번 오갑니다. 그중 몇은 앞사람을 지나 그 뒤의 무언가로 향하고, 그렇게 방향이 어긋난 인사는 대개 소리 없이 지나갑니다. 방금 내 입을 떠난 답례가 어느 얼굴 앞에서 멈췄는지, 그 멈춘 자리를 잠깐 눈에 담아 두는 하루가 있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