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깨달음 · 오늘의 깨달음
인정

먼저 손 내민 인사가 왜 조금 뻘쭘했는지, 오늘에야 알 것 같습니다.

반갑게 먼저 인사를 건넸는데, 상대의 눈이 저를 스쳐 제 뒤에 선 사람에게 가서 멈춥니다. 답례도 그쪽으로 갑니다. 저만 겪은 장면일까요.

인사가 오간 그 반 박자를 천천히 늘려 보면, 두 개의 인사가 서로 다른 곳을 향해 있습니다. 하나는 앞으로, 하나는 그 앞을 지나 뒤로.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사람이 사람으로 서는 일을 '인정(Anerkennung)'이라 불렀습니다 — 내가 건넨 것이 '나에게서 왔다'고 되돌아올 때 비로소 한 사람으로 선다는 뜻입니다. 그 렌즈로 보면, 이 장면에서 빠진 건 예의가 아닙니다. 답례라는 동작은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다만 그 답례가 도착할 '수신처'가, 먼저 인사를 건넨 사람에게는 비어 있었습니다. 오간 것은 인사인데, 그 인사가 '누구에게서 왔는지'를 받아 줄 칸이 그 자리엔 없던 셈입니다.

하루에도 인사는 수십 번 오갑니다. 그중 몇은 앞사람을 지나 그 뒤의 무언가로 향하고, 그렇게 방향이 어긋난 인사는 대개 소리 없이 지나갑니다. 방금 내 입을 떠난 답례가 어느 얼굴 앞에서 멈췄는지, 그 멈춘 자리를 잠깐 눈에 담아 두는 하루가 있어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시선 — 악셀 호네트(Axel Honneth): 인정(Anerkennung)의 부재 · 내가 한 일과 내가 건넨 것이 '나에게서 왔다'고 되돌아올 때, 사람은 비로소 한 사람으로 선다는 생각입니다.

이 시선을 더 들여다보고 싶다면

인정투쟁 (Kampf um Anerkennung) · 악셀 호네트 · 1992

사람은 타인과 인정을 주고받으며 비로소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선다는 것을, '인정'이라는 축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매일 스치는 인사 같은 작은 몸짓이 어떻게 한 사람을 사람으로 세우는지, 그 '인정'의 구조를 정면으로 들여다본 책입니다.

PPAI Lab · 게임 소개
BuddyDrop

친구랑 통화하면서 같이 블록을 떨어뜨리는 듀얼 블록 게임. 둘이 한 화면, 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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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오늘 내가 받은 인사, 그리고 내가 건넨 답례는 정확히 누구에게 가서 닿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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