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새로 생긴 가게, 입구에 '누구나 환영합니다'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문 앞엔 계단 세 칸이 있고, 누군가는 그 앞에서 더 들어가지 못한 채 돌아섭니다. 혹시, 이런 가게 그냥 지나치신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누구나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은 분명 친절합니다. 누구도 막지 않겠다는 선언이니까요. 그런데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이렇게 묻습니다 — 권리가 종이에 적혀 있는 것과, 그 권리를 실제로 펼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요. 존엄은 '들어와도 된다'는 허락이 아니라 '실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자유에 있다는 시선입니다. 그 가게 주인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그 공간을 설계할 때, 계단을 오를 수 없는 몸이 애초에 고려 대상에 없었던 거죠. 시스템에 그 사람이 들어설 자리가 처음부터 비어 있었던 겁니다. '누구나 환영'이라는 말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환영이 아니라 환영의 모양을 한 닫힘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어제까진 그 '누구나 환영'이라는 문구를 그냥 따뜻한 인사말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르게 보기 시작하니까, 그 문 앞 계단 세 칸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무심코 지나친 '열려 있다'는 말 하나를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 그 문이 정말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