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단속하시는 분이 다가와, 사람들 다 보는 데서 제 몸이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를 묻습니다. 줄 서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제게로 옵니다. 혹시, 보는 눈들 앞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했던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자격을 확인하는 일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확인하는 방식에 '조용히 물어볼 자리'가 없다는 거예요.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존중이란 누군가를 돕거나 확인할 때조차 그 사람을 작아지게 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도움도 확인도, 사람을 선 채로 둘 수 있고 무릎 꿇린 채로 할 수도 있는데 — 그 차이를 가르는 건 단속하던 분의 친절이 아니라, 애초에 어디서 확인하게 설계됐느냐입니다. 그분이 유난히 모진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남들 안 듣는 데서 확인할 칸'이 처음부터 마련돼 있지 않았던 거죠. 모욕은 대개 누군가의 악의가 아니라, 그 빈칸에서 조용히 새어 나옵니다.
저도 예전엔 그런 장면을 보면 '확인이야 해야지 뭐' 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시 보기 시작하니까, 확인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서, 누가 듣게' 하느냐가 사람을 세우기도 깎기도 한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누군가를 확인하거나 도와주는 장면 하나를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 그 사람이 선 채로였는지, 조금 작아진 채로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