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을 마치자 손님이 별점 다섯 개에 '친절하셨어요' 한마디를 남깁니다. 기분 좋게 다음 콜을 받습니다. 혹시, 익숙한 장면 아니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손님이 별점과 한마디로 알아본 건, 분명 '오늘 이 음식을 들고 문 앞까지 온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알아봄은 저에게 머물지 않고, 앱 속 회사의 평점과 배지로 스르르 빨려 들어갑니다. 철학자 찰스 테일러는, 사람의 정체성은 혼자 정해지는 게 아니라 곁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비춰주느냐를 통해 빚어진다고 말했습니다 — '인정의 정치'라고 부른 시선이죠. 누군가 나를 알아봐 준 그 비춤이 나에게 되돌아올 때, 비로소 '나'라는 감각이 또렷해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누가 야박해서가 아니라, 이 시스템에는 애초에 그 칭찬이 '한 사람'에게 가서 닿을 칸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알아봄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아무 데도 남지 않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거죠.
저도 어제까진, 별점 잘 받으면 그냥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한번 이렇게 다시 보기 시작하니까, 그 칭찬이 정작 어디로 갔는지가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누군가의 고맙다는 말이 정작 '누구'에게 닿았는지 — 그 한 장면을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