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봤습니다. 끝나고 며칠, 몇 주가 지나도록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연락이 한 통도 없습니다. 혹시, 이 기다림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우리는 보통 '떨어져서 속상하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진짜 허전한 건 결과가 아니라 '아무 응답도 없었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독일의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사람이 사람으로 서는 건 자기가 한 일이 '내가 한 일'로 되돌아올 때라고 보았어요.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마주 앉아 답을 했는데 — 그 사실 자체가 어디에도 가닿지 않고 그냥 흩어진 겁니다. 시스템에는 '합격자에게 통보' 칸은 있어도, '여기 한 사람이 왔다 갔다'를 받아 줄 칸은 없었던 거죠. 떨어뜨리는 건 권리지만, 한 사람이 왔었다는 걸 아예 없던 일로 만드는 건, 결과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도 어제까진 그냥 '내가 부족했나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시 보기 시작하니까, 정작 아쉬웠던 게 결과가 아니라 '응답'이었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오늘 하루, 누군가의 인사나 연락을 무심코 흘려보낸 순간은 없었는지, 그 자리에 응답 하나가 빠져 있진 않았는지 잠깐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