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몰리는 홀에서, 사장님이 계실 땐 다들 저한테 깍듯이 존댓말을 쓰셨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자, 같은 사람 입에서 바로 반말이 툭 나오더라고요. 혹시, 이런 순간을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잠깐 다르게 봐볼게요. 존댓말이 반말로 바뀐 그 몇 초 사이에, 사실 달라진 건 딱 하나였어요. 저를 지켜보던 '윗사람'이 곁에 있느냐 없느냐.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존중이란, 힘의 차이가 있는 사이에서도 상대를 낮잡지 않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보면 조금 전의 그 존댓말은 저를 향한 게 아니라, 저 너머의 사장님을 향해 있었는지도 몰라요. 저는 그 예의가 잠깐 지나가는 통로였을 뿐이고요. 진짜 존중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드러난다면, 그 순간 저는 '존중받은 사람'이 아니라 '보는 눈이 없으니 생략해도 되는 사람'이 되어 있었던 거죠.
저도 그날은 그냥 '기분 나쁘네' 하고 넘겼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번 다시 보기 시작하니까, 그 반말보다 조금 전의 그 존댓말이 더 오래 마음에 남더라고요. 오늘 누군가에게 건네는 인사나 예의가, 그 사람을 향한 건지 아니면 그 뒤에 선 누군가를 향한 건지, 한번 낯설게 다시 봐보세요.